[창간특집]SNS는 재스민 혁명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연초 튀지니 벤 알리 정권의 24년 장기집권의 막을 내리게 한 재스민 혁명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혁명’으로 불린다. 그만큼 소셜 네트워킹이 혁명에 미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튀니지 자스민 혁명과 SNS 역할’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소셜 네트워킹이 정치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전체 인구 1040만명인 튀지니는 60%가 25세 이하의 젊은이들로 구성돼 있으며, 350만명 이상이 인터넷 사용자다. 페이스북 사용자는 200만명에 이른다. 이런 환경은 인터넷 검열시스템이 매우 엄격하고 언론자유지수가 낮은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다. 보고서는 튀니지 정부가 SNS 통제에 실패한 것이 재스민 혁명과 여타 반정부 시위의 차이점이라고 설명한다.

 튀니지 국민들은 국민들 사이뿐만 아니라 국민과 세계를 연결하는 SNS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활용해 시위를 조직화하고 새로운 소식을 전달했다. 유튜브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는 동영상 등 시위 관련 동영상이 3000개 이상 게시됐다.

 연일 반정부 메시지와 시위 소식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핵심 블로그인 ‘나와트’에는 벤 알리 대통령 일가의 부패와 무능을 폭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제 사회와 언론들도 튀지니 국민들이 SNS에 올린 메시지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보도했다. 결국 벤 알리 대통령은 올 1월15일 시민들의 저항에 굴복해 하야를 발표하고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지니의 국화 이름을 붙여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튀니지 혁명은 소셜 네트워킹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비단 튀지니에서 뿐만 아니라 지난 2009년 이란의 선거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 과정에서, 2010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 보고서 말미에 소셜 네트워킹이 기존의 미디어가 통제돼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곳일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밝힌다. 기존 미디어를 보완하고 때로는 대처하는 새로운 미디어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반면 기존 미디어들이 건강하게 정착된 사회에서는 시민들의 정치적 견해를 모으고 정치적 지지자들을 지지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해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